Bühne_Baustelle (Stage_construction site)_45 Bukchon-ro, Gahoe-dong, Jongno-gu, Seoul, South Korea
익숙한 거리가 문득 낯설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 있다. 늘 똑같아 보이던 공사장의 높은 벽이 열리자, 그곳은 하나의 커다란 야외극장이 되었다. 그 열린 문 안으로 일하는 사람들과 흙을 파내는 포크레인이 때때로 나왔다가 사라지고, 카메라 화면 안으로 지나가는 사람들과 차들, 그리고 카메라 밖에서 들어와 공사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사람까지, 대단한 사건은 없지만, 그 소소한 움직임들이, 늘 길을 건너면서 무심히 지나치던 풍경을 특별하게 만들었다.
이 작업은 독일에서 야외 전시를 할 때 (Open Skies, 2021) 처음으로 상영한 작업이다. 컨테이너 안에 영상을 틀어, 관람객이 반쯤 열린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서 영상을 볼 수 있게했다. 컨테이너라는 하나의 극장은 카메라 화면을 통해 보이는 두 번째 극장과 공사장의 열린 문 안으로 보이는 세 번째 극장으로 연결된다. 영상 속의 공사장은 이제는 사라지고 새로운 건물이 되었다. 짧은 시간 길거리에 열렸던 극장은 이제는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.
2021
4K, Stereo
3분 6초, 반복 재생
: 늘 그곳에 존재했기 때문에 익숙했던 공간이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된 낯섦에 대한 두 번째 기록이다.
비디오 설치 사진, 전시 ‘OPEN SKIES’, Kunstverein DIE H_LLE, 바라운슈바이크, 독일, 2021